뭐....
하도 말이 많아서 봤습니다. 혹평이 많은 것 치고 꽤나 히트를 치고 있는 점이 희안하기도 했고요. 각설하고 종합적인 감상을 이야기하자면,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뭐? 심형래 감독의 야심작이라고?' 라는 호기심을 안고 들어가서 그 호기심을 충족하면서 보기에는 썩 괜찮다는 뜻입니다. '호오' 라고 턱을 짚게 되는 감상이라면 정확할까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거나, 모든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만큼 감상이 많을 것 같은 영화란 생각은 안들었습니다만 그건 개인차가 있을테니까요. 제 경우엔 '대단한데?' 라는 감상을 얻은 것만으로 충분하더군요. 단점도 장점도 모두 눈에 띄는 영화였거든요. 제 영화 감상 수준으로도 구분이 가능한 걸 보니 대중성 운운하는 부분에선 과연 괜찮은 점수를 얻을 법 하단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많은 관객을 불러 모으는데에도 성공했고 말이죠.
영화의 단점....이라고 까지하면 좀 거친 기분이 들고, 좀 눈에 거슬리는 부분은 몇가지 있었습니다.
우선, '부라퀴' 군단의 분장. 그들이 등장할때마다 심감독의 작품 '영구와 땡칠이'가 생각이 나더군요. -_- 우뢰매라든가.... 약간 오래된 SF영화의 분장술 같았습니다. 2007년 관객 수준을 만족 시키기에 그들 군단원들은 약간.... 촌스러웠습니다. ^^;
그리고 지나치게 긴 전투 장면. 음, 그러니까 LA 한복판을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나름 클라이막스 장면입니다만 이런 장면은 보통의 SF나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그렇듯 관객의 눈을 끌어들이기 위한 눈요기 장면이죠. '우와' 하고 감탄하게 되는. 부수고 파괴하는, 요컨대 스토리는 없는 장면이 지나치게 깁니다. '이제 적당히 부수지...?' 라고 생각하게 되는 선을 좀 넘어서까지 죽어라 부수어 댑니다. 심감독이 CG를 가능한한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는 걸 아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장점은... 역시 CG입니다. 부라퀴 군단원 들 중, 분장한 인간 군단원들을 빼고 나머지 CG군단원들은 아주 훌륭했습니다. 특히 부라퀴를 비롯한 용과 이무기의 CG는 정말 감탄할만 하더군요. 앞서 CG를 많이 사용한 대파괴 장면이 지나치게 길다고 말했는데요, 공을 들인만큼 많이 보여주고 싶었을 거라는 걸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모 영화보다 못한 CG라서 아쉽다ㅡ라는 감상 보다는 이 영화에 어울리고 볼만한 CG라는 긍정적인 심리가 더 많이 작용하더군요.
그리고 사운드, 아주 좋구요. 특히 마지막 장면의 아리랑. (이건 워낙 많이 알려져서 스포일링이라고까진 안해도 되겠죠?) 어떤 분들은 개연성도 없고 왜 들어갔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들 꽤 계시던데 전 괜찮았습니다. 편곡이 아주 잘 되어서, 촌스럽거나 고전틱하지도 않아 SF의 엔딩곡으로써도 잘 녹아들었더군요. 아리랑이라는 곡의 가사나 정서와는 거리가 있는 외국인들이 듣기에는 아무런 위화감도 없을 것 같았습니다. (우리야 곡에 대해서 워낙 잘 아는 사람들이다보니 생뚱맞다고 여길수도 있겠지만요.)
중간중간 녹아있는 유머가 몇군데 있는데요 이것도 즐거운 요소였습니다.
스토리에 대해서는 개인의 감상이 모두 다를테니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스포일링이 되버릴 가능성도 높구요. 마지막 장면 심감독의 일기는.... 특별히 감정을 가지고 보지 않아서 그렇게까지 보기 싫은 모습이란 생각은 안들더군요. 애국심을 너무 자극하기에 보기 역겹다라는 감상도 있지만, 애국주의가 적절히 비판 받으려면 그런 비판과 옹호가 맞물려야만 하지 않을까요. 영화가 개봉된 한국에 그의 애국주의에 호응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면? 글쎄요, 그건 그것대로 문제일 듯 싶군요. 모자라는 기술과 각본을 애국주의에 호소해서 메꾸려 한다는 주장은 너무나 차갑습니다. 어차피 발전 과정인 영화를 만들려는 의지에 대중들마저 과하게 냉정한 잣대를 들이댈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개개인에게 맡겨도 충분하겠죠. 재미가 없었다면 그의 다음 작품을 안보겠다고 선언하는 것도 자유죠.
혹자는 한국 사람이 만든 조금은 특별한 장르의 영화기 때문에 모두들 냉정하게 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거나 관객 숫자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혹평하고 있습니다만..... 제 입장은,
그걸로 충분하지 않냐ㅡ 라는 거였습니다. 그럭저럭 즐겁게 보고 왔습니다.
※ 다만, 평론가로서 이 영화를 평한다면 현재의 평론가들이 하고 있는 평론에 찬성하게 될 것 같습니다. 뭐....위에 이제까지 쓴 감상을 완전히 뒤엎는 추신이라고 욕하신다해도 할말은 없지만, 이성적 감성적. 이 정도로 나눠서 생각해 본다면 영 이해못할 현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대중의 감성이 반드시 평론의 이성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심감독, 한국, 최초의 순수 한국 기술 SF.... 여러가지 요소가 이 영화를 둘러싼 논쟁들에 맞물려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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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1 22:47 # Delete Reply
저는 마지막 10분이 모든걸 용서해주는 영화 아닌가 싶습니다. 용이 나온 이후에는 정말 제 눈을 믿지 못할 정도였거든요... ^^
2007/08/21 23:47 # Delete
정말 용하고 이무기에는 신경을 많이 썼구나 라는걸 보면서 계속 느꼈어요 저도. 다음 작품은 디워보다 더 칭찬이 많은 작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07/08/22 11:41 # Delete Reply
아... 볼까말까 고민하게 되는군요;;;
영화관에 갔다가 결국 '화려한휴가'를 보고 왔는데...
영화평들이 워낙 극과극으로 갈려서 망설여지네요;;
2007/08/24 12:42 # Delete
느낌이 오신다면 극장으로 가 보세요.^^
2007/08/22 15:50 # Delete Reply
잘 읽고 갑니다.
2007/08/24 12:42 # Delete
덧글 감사합니다. (_ _)